출장용접 [경제밥도둑] ‘85조원’ 비만치료 시장 잡아라…국내 제약사들 ‘기대·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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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17 14:23 조회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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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용접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활약상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업계에선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으나, 치료제 개발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후발주자’로 비만치료 시장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이 있다. 해외 ‘선두주자’를 따라잡고 2030년 85조원까지 성장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경제방송사 CNBC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노보)와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릴리)가 내년에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비만치료제 선두인 두 회사가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다음 단계’인 알약에 대한 임상시험에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출시 허가만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비만치료제 개발사들이 주사형을 넘어 알약 개발에 나선 이유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2조1100억원에서 매년 22.3%가량 성장해 2030년에는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알약은 이른바 ‘게임체인저’다.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주사 공포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결과를 보면 노보와 릴리의 알약은 주사형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월가는 알약이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전문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7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0억원)보다 189% 급증했다. 이는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900억원에서 2030년 5000억원으로 매년 17.1% 성장할 것이라는 그랜드뷰리서치 전망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미적지근하다. 셀트리온은 (비만치료제가) 미래 파이프라인 항목에 있다면서도 메인 개발은 항체치료제와 항체 신약이라고 했다. 비만치료제가 개발의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 전통 제약사도 본 사업에 집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업계의 무관심 속에도 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고, 이 수요는 외국 제약사들이 흡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마운자로는 지난달 20일 국내 출시 이후 31일까지 총 1만8579건 처방됐다.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뒤 한 달 동안 1만1368건 처방됐고 지금은 매달 8만여건이 처방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도 1세대 비만치료 시장에 열정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특히 ‘가장 안전한 비만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이 2007년 특허 만료되자, 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유한양행·동아에스티 등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을 벌였다. 신약 개발에도 진심이었다. 종근당은 2016년에 비만 유전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후보 물질 ‘밸로라닙’을 개발해 미국 제약사 자프겐에 기술 수출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부작용이 나타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덕틸은 2009년 심혈관계 발생 위험을 11.4%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국내외 판매를 중단하고 전량 회수 조처됐다. 밸로라닙도 임상 과정에서 환자 2명이 사망해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안전하다고 나왔다가 우울감과 자살 시도 등으로 퇴출당했던 게 부지기수라며 비만 치료라는 것은 제약사로선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성장에 거는 기대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말이다.
비만치료제 개발 제약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에서 불편을 느낀 사람들이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비만치료약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지만, 장기적으론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안에 경구용 제품인 HM101460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자체 개발 비만치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에서 나타난 위장 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 장내 호르몬을 이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기존 비만치료제는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와 복통, 설사 등 관련 부작용이 발견되고 심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주사를 맞는 것도 알약을 먹는 것도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사가 비만치료제 투약을 권고했는데 치료제가 맞지 않으면 다른 치료제로 도전할 수 있다며 수요를 고려하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계엄을 일으켜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늘 ‘처가 리스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를 입증하듯 장모 최은순씨는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아내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매관매직 의혹 등으로 구속돼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최은순·김건희 모녀를 22년간 추적하며 끊임없이 법정 다툼을 해온 이가 있다. 정대택씨(76)다. 2003년 사무실로 찾아온 최은순씨와 수백억원대 부동산 관련 동업을 했다가 잘나가던 사업가에서 옥살이와 함께 전과 5범(강요죄, 사기미수죄, 무고죄, 정보통신망법 위반죄, 협박죄)으로 전락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의 편파 수사와 2심 판사의 의도적 오심을 정씨는 줄곧 주장해왔다. 그리고 검찰의 편파 수사 배경에는 검찰 간부(A 전 차장검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가 있다고 확신한다. ‘윤석열 X파일’(최은순씨의 수십억원 편취설과 관련한 법정 공방 과정과 여기에 검찰 고위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 정리)을 만들고, 최씨의 잔고 증명서 위조를 고발해 사문서 위조로 처발받게 한 것도 정씨다.
그는 왜 생업까지 포기하고 22년간이나 이 일에만 매달렸을까. 22년 전 사건에 대한 재심을 준비 중인 정대택씨를 지난 12일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법의 심판받는 윤석열 일가 ‘인과응보’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윤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그리고 최은순씨와 특수관계로 알려진 김충식씨 모두 특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인과응보입니다. 저는 2011년 윤석열에게 등기우편을 보내 나와의 사건을 해결짓지 않고 김건희와 연을 계속 맺는다면 패가망신할 거라고 경고했어요.
- 특검에서 연락온 것은 없습니까.
검건희 특검 수사관이 몇 차례 전화했어요. 그러나 함구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 재심을 준비 중이라죠.
최은순, 김충식은 제 강요죄 사건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죄로 2005년 처벌(당시 경찰은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수사지휘를 건의했지만 검찰이 약식기소하면서 각각 벌금 100만원과 50만원 선고)받았습니다. 이것을 증거로 저는 2011년 2월에도 재심을 신청했어요. 하지만 이듬해 5월 나경원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사건을 개시하기로 하고는 1년 이상 미루다 인사이동했습니다. 이후 다른 판사가 바로 기각했죠. 증인의 위증처벌이 확정되면 무조건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임에도 심리도 안 하고 기각한 거예요. 저는 검찰과 법원에 다시 재심을 청구할 겁니다. 비상상고와 직권재심도 기대하고 있어요.
- 재심을 통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뭔가요.
명예회복이죠.
정대택씨와 최은순씨의 질긴 악연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4일 전주(錢主)라는 최씨가 정씨의 폰테크 지인 이모씨의 소개로 함께 송파구 오금동의 정씨 사무실에 찾아온다. 당시 외환위기로 파산한 (주)산업렌탈의 오금동 소재 스포츠센터 부동산(법원 감정가 276억원)에 설정된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할 준비를 하던 정씨에게 최씨는 채권 매입에 필요한 자금 약 100억원 중 초기자금 10억원을 즉시 투자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남은 90억원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여신을 받기로 하고, 이익금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익금 배분에 대한 약정서와 합의각서도 낙찰에 성공한 후인 7월29일 작성했다. 세금도 없는 53억1000만원의 이익금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씨는 정씨와 나누지 않았다. 양측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 2003년 당시 직업이 뭐였나요.
차코무역 대표이사였습니다. 통일부로부터 북한주민 접촉 승인허가도 받고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를 벌크선으로 수입하는 곡물메이저였어요.
- 경제적으로 윤택했겠군요.
그랬죠. 1977년에 결혼한 후 1남1녀를 뒀는데, 부동산도 꽤 보유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국제로타리 송파로타리클럽 회장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 스포츠센터 인수에는 어쩌다 나서게 됐습니까.
스포츠센터가 꽤 커서 회원이 1500명이나 됐는데, 저도 임차인 겸 회원이었어요. 그런데 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났어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저는 운영 연장을 위해 채권단들을 찾아다녔죠. 그 와중에 주 채권사인 (주)산업렌탈도 파산했어요. 법원에서 임명한 파산관재인이 2003년경 저더러 스포츠센터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수하라고 하더군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권리관계 분석을 끝내고 채권 양수를 위한 자금 약 100억원도 PF 대출로 확보하기로 짜놨어요. 파산관재인에게 3월4일에 매수의향서를 발송했죠. MOU 체결을 위한 담보금 10억원을 예치하면 파산법원의 허가를 받아 92억원에 수의계약하기로 합의한 거예요.
- 담보금 10억원을 최은순씨가 대기로 한 거군요.
맞아요. 그런데 최은순은 약속한 기간 안에 돈을 가져오지 않았어요. 나중에 통장 내역을 보니 당시 최은순은 마이너스대출금으로 생활하던 처지였어요. 최은순이 제때 돈을 가져오지 않은 탓에 근저당권부 채권매각 방법이 공매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투자자와 동업하려 했지만 최은순이 매달렸어요. 최은순은 여러 사람에게 빌려 10억원을 마련했고, 저는 제 돈 200만원을 합해 계약금으로 넣어 최은순 이름으로 공매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낙찰을 받았죠.
최은순, 각종 법규 위반으로 처벌 전력
- 당시 최은순씨는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었나요.
북한강변(화도읍 금남리)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88올림픽 직전까지는 잠실 석촌호숫가에서 포장마차를 했는데 잘됐다고 해요. 이후 미시령 휴게소 사업을 해 돈을 벌었고요. 나중에 알았지만 최은순은 그때 이미 각종 법규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상습 부동산 투기자로 국세청 지목도 받았더군요.
공매에서 낙찰받고 얼마 안 돼서였다. 스포츠센터의 주 채무자인 전모씨, 그리고 김충식씨가 정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잇따라 고소했다. 모두 불기소됐지만 정씨는 최씨의 교사로 이뤄진 일이라고 확신했다. 정씨는 약정서를 증거로 배당금 152억2000만원 중 이익금 53억1000만원의 절반인 26억5500만원을 가압류 신청해 승인받은 후 약정금청구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최씨는 약정서가 정씨의 강요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며 정씨를 강요죄로 고소한다. 고소장에는 정씨와 최씨 자신, 그리고 법무사의 인영(印影·도장 자국)이 없는 약정서를 증거로 첨부했다. 정씨는 인영을 인위적으로 지운 위조된 약정서라고 주장한다.
- 1심(2004년 11월29일)은 강요죄 등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어요. 결정적으로 작용한 건 2003년 7월29일 두 사람과 김충식씨가 동석한 가운데 약정서를 직접 쓴 법무사 백윤복씨가 최씨 편에 서서 증언한 거였죠. 그런데 백 법무사는 왜 2005년 열린 2심 공판에선 1심에서의 증언이 최씨의 사주에 의한 거짓말이었다고 양심선언을 한 건가요.
최은순이 백윤복에게 위증의 대가로 제가 가압류했던 돈의 절반인 현금 13억원을 주고 둘째딸 김건희, 당시 이름 김명신이 살던 송파구 가락동 소재 나홀로 아파트 34평(당시 3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이전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현금은 2억원만 주고, 백윤복의 처에게 명의 이전한 아파트에는 김명신을 채무자로 2억4000만원을 설정해둔 거예요. 그러자 백윤복은 당초 약속한 돈을 정산해달라며 최은순을 압박했어요. 김명신이 회유하려고 1억원을 들고 찾아갔지만 백윤복은 13억원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며 받지 않았죠. 그게 2심 전, 최은순이 제가 건 가압류를 풀고 돈을 찾아간 뒤의 일입니다.
- 양심선언한 법무사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받은 반면, 최은순씨는 구속되지 않았어요.
두 사람 사이에 2억원의 현금과 3억원가량의 아파트가 오고간 것을 증거로 제가 청와대에 진정했어요. 이를 이첩받은 검찰에 최은순은 백윤복에게 법률상담을 받은 것(이후 재판에선 돈은 빌려준 것이고, 아파트는 매매한 것이라고 주장함. 백윤복씨가 양심선언한 내용을 바꾸지 않자 아파트는 돌려받음)이라고 둘러댔어요. 최씨의 변호인인 중수부장 출신 안강민 변호사가 받은 수임료가 800만원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도 검찰은 변호사가 아닌데 법률상담을 했다며 변호사법 위반으로 백윤복을 구속기소했어요. 위증교사나 뇌물죄는 받은 사람뿐 아니라 준 사람도 처벌받지만 변호사법 위반은 준 사람은 안 걸리기 때문이죠. 검찰이 최은순을 살려주려 한 거예요.
- 정대택씨는 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들이 최씨에게는 유리하게, 자신에게는 불리하게 편파수사를 했다고 주장해왔어요. 그 배경으로 A 차장검사를 지목했고요. 그런데 당시 A 차장검사는 근무지가 지방이었습니다.
검사동일체라는 말이 괜히 있겠습니까? 법기술을 전수하며 영향력을 끼쳤을 거라 믿어요. 더욱이 당시 그 사람은 검사장 후보 0순위로 아주 잘나갈 때였어요.(이에 대해 현직 검찰 간부는 그 시절에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A 검사 얘기는 언제 처음 들었나요.
2003년 4월4일 이후 최은순과 40~50차례 만났어요. 어느날 제 차에 최은순이 동승해 서초동을 지나가는데 손가락으로 건물이 한창 올라가던 곳을 가리키며 자랑삼아 말하더군요. 이혼한 딸이 A 검사와 교제하는데 아파트(서초동 아크로비스타 306호)도 특별분양받아줘 중도금 내느라 힘들다고요. 여기에 최은순의 친정 숙모로부터 미국에 있는 A 검사의 처에게 최씨가 2004년 10월 외화를 송금했다는 증거를 받았어요. 그를 통해 A 검사와 김명신, 최은순이 2004년 7월에 10박11일 일정으로 유럽여행을 함께 간 사실도 알게 됐고요.
재판부, 소명기회도 안 주고 법정구속
- 최씨의 친정 숙모는 왜 최씨에게 불리한 제보를 했을까요.
2003년 오금동 스포츠센터 부동산의 근저당권부 채권 매입 시 최은순이 주변에서 돈을 빌릴 때 친정 숙모에게도 1억원을 빌렸다고 해요. 친정 숙모는 투자금이라 생각했는데, 최은순이 1% 이자만 얹어줘 배신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항소심(2심) 재판부는 정상적인 약정서를 강요에 의한 것으로 꾸미려고 최씨가 인위적으로 인영을 지웠다는 정대택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최씨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증언을 했다는 법무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요, 사기미수, 무고 등 3개 사건을 병합해 판결하면서 2006년 3월30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정씨를 법정구속했다. 정씨는 재판부가 단 한 번의 범죄소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정씨의 상고를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 검찰과 법원은 최은순씨가 첨부한 약정서에 인영이 보인다고 판단했다고요.
저는 원본 약정서를 증거로 최은순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음에도, 검찰은 최은순이 인위적으로 지워 인영이 보이지 않는 약정서를 두고 인영이 보인다며 오히려 저를 무고죄, 강요죄 등의 혐의로 기소했어요. 그러면서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과에는 인영이 찍힌 원본 약정서를 보내 감정을 받은 거예요. 또 법원은 검찰이 저를 기소하며 첨부한 위조된 약정서가 아닌 인영이 있는 원본 약정서를 제출받아 편철하고 저에게 형벌을 내렸습니다.(그는 2014년, 2016년 최은순이 첨부한 약정서가 위조됐다는 법원 감정서를 받아놨다고 했다.)
- 항소심 재판장인 B 판사의 부인이 2017년 김충식씨에게 23억원을 송금하고 김충식씨와 함께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광주 송정동 일대 임야를 매입해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를 근거로 정대택씨는 B 판사와 김충식씨의 유착을 의심하고요. 하지만 항소심 선고가 2006년에 있었던 만큼 무리한 추정 아닐까요.
부정처사후수뢰죄라는 게 있어요. 2003년도 김충식의 다이어리에 이미 B 판사 이름과 전화번호가 써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김충식의 차녀 김선경도 2011년 2월에 제게 써보낸 사실확인서에서 아버지가 2006년 재판 당시 판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쉽게 승소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10명 범인 놓쳐도 한 명 억울한 사람 없게
정씨가 구속되자 차코무역은 부도났다. 정씨의 가족은 하루아침에 가재도구를 보관소에 맡기고 쪽방을 전전해야 했다. 정씨는 영등포교도소에서 22개월을 복역한 후 2008년 1월30일 가석방됐다. 그해 3월 A 차장검사는 사직한다. 2007년 9월 출소한 법무사 백윤복씨는 정씨에게 범죄자수서를 써준다. 이를 증거로 정씨는 다시 최은순·김충식·백윤복은 물론, 김건희(위증교사, 사문서 위조, 뇌물공여 혐의 등)·A 전 검사(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고소를 진행한다. 백윤복은 법정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한다. 2013년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 이미 많은 것을 잃었는데 출소 후에도 싸움을 계속한 이유는 뭔가요.
주변에서도 말렸죠. 하지만 모든 증거가 있는 나마저 포기하면 정의가 세워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제 아들이 가톨릭 신부입니다. 만인의 영혼을 구하겠다고 성직자의 길을 가는 아들에게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주홍글씨를 남겨줄 순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엔 김건희와 살던 윤석열의 뒷배질로 모두 불기소됐습니다. 거꾸로 검찰은 2012년 무고 혐의로 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벌금 1000만원 선고했어요. 2017년에는 김충식이 무고 등으로 저를 청부 고소한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18년 만기출소했고요.
-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이 됐고, 대통령까지 됐습니다.
문재인 대선 후보 법률인권특보로 활동하며 2017년 7월 윤석열의 비위에 대해 진정도 했지만 중과부적이었어요.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에게 임명장을 준 후 김건희에게 허리 숙여 꽃다발을 주는 장면에선 제가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습니다.
- 검찰개혁,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검찰은 조작된 증거로 수사해 저를 6번 기소하며 징역 13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검찰의 공소장을 복붙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했어요.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지난 7월3일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법언을 인용해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며 ‘악행을 막으라고 국민이 준 권력을 이용해 특정 부도덕한 집단의 청탁을 받아서 억울한 범인으로 만들어 재산을 빼앗아가고 감옥에 집어넣어 몇년 동안 구금생활을 하게 하는 사건이 우리 현실에 존재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이라 생각해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또 최종적으로 승소해 명예를 되찾는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보잉 737 전세 내서 그동안 같이 마음 써준 분들, 고생한 분들 모시고 ‘선구자’ 가사에 나오는 만주벌판의 해란강과 일송정을 지나 백두산 천지에 올라가 독립군가를 합창하며 만세를 부르겠습니다. 하하하…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수갑·쇠사슬로 손발 모두 결박 (9월 8일)
미국 정부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해 불법체류 혐의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체포·구금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법 집행 과정에서 동맹인 한국 국민의 권익과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 침해 가능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제조업 부활을 위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비자·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트럼프 정부의 모순이 드러났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에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 지시하고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7일 구금된 근로자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8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사진 속 노동자들의 손발이 수갑과 쇠사슬로 결박되고 있습니다. 이날 이민국의 단속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CNN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단속반 500명에 군용차량·헬기까지 동원이 됐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뒤통수’를 아주 세게 때렸습니다.
■ 신임 여야 대표, 돌고 돌아 ‘첫 악수’ (9월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후 선출된 여야 대표와 첫 회동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연찬장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며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 목소리도 많이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야당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여야 대표도 정치 복원을 위한 소통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습니다. 이날 정 대표는 장 대표와 취임 후 ‘첫 악수’를 하며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1면 사진은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여야 대표가 ‘첫 악수’를 하는 장면입니다. 여러 장면 중 대통령이 두 대표의 악수를 독려하며 웃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한 국민의힘과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날 ‘첫 악수’ 장면은 몇몇 언론사에서 별다른 내용도 없이 ‘속보’로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만큼 악수를 많이, 자주하는 직업인은 본 적이 없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손부터 내미는 사람들입니다. 정치인이 ‘악수를 안 하겠다’는 건 정치판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메시지일 겁니다. 거의 모든 일간지가 여야 대표의 첫 악수 사진을 1면에 게재했습니다.
■ 한국인 구금시설에 들어가는 외교부 신속대응팀 (9월 10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한국인 노동자 구금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4곳의 건설공사가 사실상 모두 중단됐습니다. 비자 문제의 해법이 보이지 않으면서 배터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조선 등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업체들 역시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국민 전원을 ‘추방’ 아닌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짓밟는 가혹행위와 국제 인권 기준을 위반한 것에 대한 미국의 공식사과를 요구했습니다.
10일자 1면 사진은 외교부 신속대응팀이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위해 미 조지아주 ICE 구금시설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진전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이고 최선의 사진이라 생각하면서도, ‘배경이 구금시설 같아 보였으면 좋았겠다’ ‘사람들이 좀 더 긴박해 보이게 움직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옛 선배의 금언이 떠올랐습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 완벽한 사진이란 없습니다.
■ 코스피 ‘5000 시대’ 곧 오나 (9월 11일)
코스피지수가 약 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지난 6월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은 지 3개월 만에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하루 1조3811억원가량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9029억원을 사들여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를 역대 최고가까지 끌어올린 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이 당초 안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운 게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1면 사진은 시중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치가 표시된 장면입니다. 이 딜링룸은 코스피 등락이나 원·달러 환율 등락 등의 뉴스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공간입니다. ‘왜 매번 거기냐?’ 하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여기만큼 마음 편히 사진 찍을 수 있는 데가 없습니다. 몇 안 되는 사진기자 ‘우호적’ 공간입니다. 직관적인 숫자를 큼지막하게 찍을 수 있어 좋습니다. 언젠가 ‘코스피 5000’이 돌파하는 날, 이곳은 대한민국 최대의 ‘취재전쟁터’가 될 겁니다.
■ ‘풀려났다’…안도의 미소 (9월 12일)
미국 조지아주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 316명이 구금 일주일 만인 1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이며 이 중 1명은 미국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단속 과정에서 함께 체포된 외국 국적자 14명을 포함해 총 330명이 한국으로 옵니다(글을 쓰는 지금 전세기 도착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장관과 면담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번에 풀려나는 노동자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며 ‘불법체류’ 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1면 사진은 미 조지아주 ICE 구금시설에서 풀려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평상복 차림으로 수갑을 차지 않은 노동자들이 시설을 나와 버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안도의 미소를 짓기도 하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이날 국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대통령 사진과 풀려난 노동자들 사진이 경합을 벌이다 대통령 사진으로 낙점이 됐다가, 다시 노동자들의 사진은 1면에 크게, 대통령 사진은 같은 면에 작게 쓰기로 했습니다. 다투던 두 장의 사진 중 어느 한 장을 안 쓰는 게 찝찝하면 두 장 다 쓰는 것도 때론 좋은 방법입니다. 적어도 ‘물 먹었다’는 자괴감에 빠지진 않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후발주자’로 비만치료 시장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이 있다. 해외 ‘선두주자’를 따라잡고 2030년 85조원까지 성장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경제방송사 CNBC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노보)와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릴리)가 내년에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비만치료제 선두인 두 회사가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다음 단계’인 알약에 대한 임상시험에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출시 허가만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비만치료제 개발사들이 주사형을 넘어 알약 개발에 나선 이유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2조1100억원에서 매년 22.3%가량 성장해 2030년에는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알약은 이른바 ‘게임체인저’다.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주사 공포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결과를 보면 노보와 릴리의 알약은 주사형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월가는 알약이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전문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7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0억원)보다 189% 급증했다. 이는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900억원에서 2030년 5000억원으로 매년 17.1% 성장할 것이라는 그랜드뷰리서치 전망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미적지근하다. 셀트리온은 (비만치료제가) 미래 파이프라인 항목에 있다면서도 메인 개발은 항체치료제와 항체 신약이라고 했다. 비만치료제가 개발의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 전통 제약사도 본 사업에 집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업계의 무관심 속에도 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고, 이 수요는 외국 제약사들이 흡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마운자로는 지난달 20일 국내 출시 이후 31일까지 총 1만8579건 처방됐다.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뒤 한 달 동안 1만1368건 처방됐고 지금은 매달 8만여건이 처방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도 1세대 비만치료 시장에 열정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특히 ‘가장 안전한 비만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이 2007년 특허 만료되자, 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유한양행·동아에스티 등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을 벌였다. 신약 개발에도 진심이었다. 종근당은 2016년에 비만 유전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후보 물질 ‘밸로라닙’을 개발해 미국 제약사 자프겐에 기술 수출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부작용이 나타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덕틸은 2009년 심혈관계 발생 위험을 11.4%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국내외 판매를 중단하고 전량 회수 조처됐다. 밸로라닙도 임상 과정에서 환자 2명이 사망해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안전하다고 나왔다가 우울감과 자살 시도 등으로 퇴출당했던 게 부지기수라며 비만 치료라는 것은 제약사로선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성장에 거는 기대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말이다.
비만치료제 개발 제약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에서 불편을 느낀 사람들이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비만치료약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지만, 장기적으론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안에 경구용 제품인 HM101460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자체 개발 비만치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에서 나타난 위장 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 장내 호르몬을 이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기존 비만치료제는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와 복통, 설사 등 관련 부작용이 발견되고 심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주사를 맞는 것도 알약을 먹는 것도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사가 비만치료제 투약을 권고했는데 치료제가 맞지 않으면 다른 치료제로 도전할 수 있다며 수요를 고려하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계엄을 일으켜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늘 ‘처가 리스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를 입증하듯 장모 최은순씨는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아내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매관매직 의혹 등으로 구속돼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최은순·김건희 모녀를 22년간 추적하며 끊임없이 법정 다툼을 해온 이가 있다. 정대택씨(76)다. 2003년 사무실로 찾아온 최은순씨와 수백억원대 부동산 관련 동업을 했다가 잘나가던 사업가에서 옥살이와 함께 전과 5범(강요죄, 사기미수죄, 무고죄, 정보통신망법 위반죄, 협박죄)으로 전락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의 편파 수사와 2심 판사의 의도적 오심을 정씨는 줄곧 주장해왔다. 그리고 검찰의 편파 수사 배경에는 검찰 간부(A 전 차장검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가 있다고 확신한다. ‘윤석열 X파일’(최은순씨의 수십억원 편취설과 관련한 법정 공방 과정과 여기에 검찰 고위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 정리)을 만들고, 최씨의 잔고 증명서 위조를 고발해 사문서 위조로 처발받게 한 것도 정씨다.
그는 왜 생업까지 포기하고 22년간이나 이 일에만 매달렸을까. 22년 전 사건에 대한 재심을 준비 중인 정대택씨를 지난 12일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법의 심판받는 윤석열 일가 ‘인과응보’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윤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그리고 최은순씨와 특수관계로 알려진 김충식씨 모두 특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인과응보입니다. 저는 2011년 윤석열에게 등기우편을 보내 나와의 사건을 해결짓지 않고 김건희와 연을 계속 맺는다면 패가망신할 거라고 경고했어요.
- 특검에서 연락온 것은 없습니까.
검건희 특검 수사관이 몇 차례 전화했어요. 그러나 함구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 재심을 준비 중이라죠.
최은순, 김충식은 제 강요죄 사건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죄로 2005년 처벌(당시 경찰은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수사지휘를 건의했지만 검찰이 약식기소하면서 각각 벌금 100만원과 50만원 선고)받았습니다. 이것을 증거로 저는 2011년 2월에도 재심을 신청했어요. 하지만 이듬해 5월 나경원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사건을 개시하기로 하고는 1년 이상 미루다 인사이동했습니다. 이후 다른 판사가 바로 기각했죠. 증인의 위증처벌이 확정되면 무조건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임에도 심리도 안 하고 기각한 거예요. 저는 검찰과 법원에 다시 재심을 청구할 겁니다. 비상상고와 직권재심도 기대하고 있어요.
- 재심을 통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뭔가요.
명예회복이죠.
정대택씨와 최은순씨의 질긴 악연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4일 전주(錢主)라는 최씨가 정씨의 폰테크 지인 이모씨의 소개로 함께 송파구 오금동의 정씨 사무실에 찾아온다. 당시 외환위기로 파산한 (주)산업렌탈의 오금동 소재 스포츠센터 부동산(법원 감정가 276억원)에 설정된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할 준비를 하던 정씨에게 최씨는 채권 매입에 필요한 자금 약 100억원 중 초기자금 10억원을 즉시 투자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남은 90억원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여신을 받기로 하고, 이익금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익금 배분에 대한 약정서와 합의각서도 낙찰에 성공한 후인 7월29일 작성했다. 세금도 없는 53억1000만원의 이익금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씨는 정씨와 나누지 않았다. 양측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 2003년 당시 직업이 뭐였나요.
차코무역 대표이사였습니다. 통일부로부터 북한주민 접촉 승인허가도 받고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를 벌크선으로 수입하는 곡물메이저였어요.
- 경제적으로 윤택했겠군요.
그랬죠. 1977년에 결혼한 후 1남1녀를 뒀는데, 부동산도 꽤 보유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국제로타리 송파로타리클럽 회장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 스포츠센터 인수에는 어쩌다 나서게 됐습니까.
스포츠센터가 꽤 커서 회원이 1500명이나 됐는데, 저도 임차인 겸 회원이었어요. 그런데 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났어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저는 운영 연장을 위해 채권단들을 찾아다녔죠. 그 와중에 주 채권사인 (주)산업렌탈도 파산했어요. 법원에서 임명한 파산관재인이 2003년경 저더러 스포츠센터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수하라고 하더군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권리관계 분석을 끝내고 채권 양수를 위한 자금 약 100억원도 PF 대출로 확보하기로 짜놨어요. 파산관재인에게 3월4일에 매수의향서를 발송했죠. MOU 체결을 위한 담보금 10억원을 예치하면 파산법원의 허가를 받아 92억원에 수의계약하기로 합의한 거예요.
- 담보금 10억원을 최은순씨가 대기로 한 거군요.
맞아요. 그런데 최은순은 약속한 기간 안에 돈을 가져오지 않았어요. 나중에 통장 내역을 보니 당시 최은순은 마이너스대출금으로 생활하던 처지였어요. 최은순이 제때 돈을 가져오지 않은 탓에 근저당권부 채권매각 방법이 공매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투자자와 동업하려 했지만 최은순이 매달렸어요. 최은순은 여러 사람에게 빌려 10억원을 마련했고, 저는 제 돈 200만원을 합해 계약금으로 넣어 최은순 이름으로 공매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낙찰을 받았죠.
최은순, 각종 법규 위반으로 처벌 전력
- 당시 최은순씨는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었나요.
북한강변(화도읍 금남리)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88올림픽 직전까지는 잠실 석촌호숫가에서 포장마차를 했는데 잘됐다고 해요. 이후 미시령 휴게소 사업을 해 돈을 벌었고요. 나중에 알았지만 최은순은 그때 이미 각종 법규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상습 부동산 투기자로 국세청 지목도 받았더군요.
공매에서 낙찰받고 얼마 안 돼서였다. 스포츠센터의 주 채무자인 전모씨, 그리고 김충식씨가 정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잇따라 고소했다. 모두 불기소됐지만 정씨는 최씨의 교사로 이뤄진 일이라고 확신했다. 정씨는 약정서를 증거로 배당금 152억2000만원 중 이익금 53억1000만원의 절반인 26억5500만원을 가압류 신청해 승인받은 후 약정금청구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최씨는 약정서가 정씨의 강요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며 정씨를 강요죄로 고소한다. 고소장에는 정씨와 최씨 자신, 그리고 법무사의 인영(印影·도장 자국)이 없는 약정서를 증거로 첨부했다. 정씨는 인영을 인위적으로 지운 위조된 약정서라고 주장한다.
- 1심(2004년 11월29일)은 강요죄 등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어요. 결정적으로 작용한 건 2003년 7월29일 두 사람과 김충식씨가 동석한 가운데 약정서를 직접 쓴 법무사 백윤복씨가 최씨 편에 서서 증언한 거였죠. 그런데 백 법무사는 왜 2005년 열린 2심 공판에선 1심에서의 증언이 최씨의 사주에 의한 거짓말이었다고 양심선언을 한 건가요.
최은순이 백윤복에게 위증의 대가로 제가 가압류했던 돈의 절반인 현금 13억원을 주고 둘째딸 김건희, 당시 이름 김명신이 살던 송파구 가락동 소재 나홀로 아파트 34평(당시 3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이전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현금은 2억원만 주고, 백윤복의 처에게 명의 이전한 아파트에는 김명신을 채무자로 2억4000만원을 설정해둔 거예요. 그러자 백윤복은 당초 약속한 돈을 정산해달라며 최은순을 압박했어요. 김명신이 회유하려고 1억원을 들고 찾아갔지만 백윤복은 13억원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며 받지 않았죠. 그게 2심 전, 최은순이 제가 건 가압류를 풀고 돈을 찾아간 뒤의 일입니다.
- 양심선언한 법무사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받은 반면, 최은순씨는 구속되지 않았어요.
두 사람 사이에 2억원의 현금과 3억원가량의 아파트가 오고간 것을 증거로 제가 청와대에 진정했어요. 이를 이첩받은 검찰에 최은순은 백윤복에게 법률상담을 받은 것(이후 재판에선 돈은 빌려준 것이고, 아파트는 매매한 것이라고 주장함. 백윤복씨가 양심선언한 내용을 바꾸지 않자 아파트는 돌려받음)이라고 둘러댔어요. 최씨의 변호인인 중수부장 출신 안강민 변호사가 받은 수임료가 800만원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도 검찰은 변호사가 아닌데 법률상담을 했다며 변호사법 위반으로 백윤복을 구속기소했어요. 위증교사나 뇌물죄는 받은 사람뿐 아니라 준 사람도 처벌받지만 변호사법 위반은 준 사람은 안 걸리기 때문이죠. 검찰이 최은순을 살려주려 한 거예요.
- 정대택씨는 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들이 최씨에게는 유리하게, 자신에게는 불리하게 편파수사를 했다고 주장해왔어요. 그 배경으로 A 차장검사를 지목했고요. 그런데 당시 A 차장검사는 근무지가 지방이었습니다.
검사동일체라는 말이 괜히 있겠습니까? 법기술을 전수하며 영향력을 끼쳤을 거라 믿어요. 더욱이 당시 그 사람은 검사장 후보 0순위로 아주 잘나갈 때였어요.(이에 대해 현직 검찰 간부는 그 시절에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A 검사 얘기는 언제 처음 들었나요.
2003년 4월4일 이후 최은순과 40~50차례 만났어요. 어느날 제 차에 최은순이 동승해 서초동을 지나가는데 손가락으로 건물이 한창 올라가던 곳을 가리키며 자랑삼아 말하더군요. 이혼한 딸이 A 검사와 교제하는데 아파트(서초동 아크로비스타 306호)도 특별분양받아줘 중도금 내느라 힘들다고요. 여기에 최은순의 친정 숙모로부터 미국에 있는 A 검사의 처에게 최씨가 2004년 10월 외화를 송금했다는 증거를 받았어요. 그를 통해 A 검사와 김명신, 최은순이 2004년 7월에 10박11일 일정으로 유럽여행을 함께 간 사실도 알게 됐고요.
재판부, 소명기회도 안 주고 법정구속
- 최씨의 친정 숙모는 왜 최씨에게 불리한 제보를 했을까요.
2003년 오금동 스포츠센터 부동산의 근저당권부 채권 매입 시 최은순이 주변에서 돈을 빌릴 때 친정 숙모에게도 1억원을 빌렸다고 해요. 친정 숙모는 투자금이라 생각했는데, 최은순이 1% 이자만 얹어줘 배신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항소심(2심) 재판부는 정상적인 약정서를 강요에 의한 것으로 꾸미려고 최씨가 인위적으로 인영을 지웠다는 정대택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최씨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증언을 했다는 법무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요, 사기미수, 무고 등 3개 사건을 병합해 판결하면서 2006년 3월30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정씨를 법정구속했다. 정씨는 재판부가 단 한 번의 범죄소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정씨의 상고를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 검찰과 법원은 최은순씨가 첨부한 약정서에 인영이 보인다고 판단했다고요.
저는 원본 약정서를 증거로 최은순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음에도, 검찰은 최은순이 인위적으로 지워 인영이 보이지 않는 약정서를 두고 인영이 보인다며 오히려 저를 무고죄, 강요죄 등의 혐의로 기소했어요. 그러면서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과에는 인영이 찍힌 원본 약정서를 보내 감정을 받은 거예요. 또 법원은 검찰이 저를 기소하며 첨부한 위조된 약정서가 아닌 인영이 있는 원본 약정서를 제출받아 편철하고 저에게 형벌을 내렸습니다.(그는 2014년, 2016년 최은순이 첨부한 약정서가 위조됐다는 법원 감정서를 받아놨다고 했다.)
- 항소심 재판장인 B 판사의 부인이 2017년 김충식씨에게 23억원을 송금하고 김충식씨와 함께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광주 송정동 일대 임야를 매입해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를 근거로 정대택씨는 B 판사와 김충식씨의 유착을 의심하고요. 하지만 항소심 선고가 2006년에 있었던 만큼 무리한 추정 아닐까요.
부정처사후수뢰죄라는 게 있어요. 2003년도 김충식의 다이어리에 이미 B 판사 이름과 전화번호가 써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김충식의 차녀 김선경도 2011년 2월에 제게 써보낸 사실확인서에서 아버지가 2006년 재판 당시 판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쉽게 승소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10명 범인 놓쳐도 한 명 억울한 사람 없게
정씨가 구속되자 차코무역은 부도났다. 정씨의 가족은 하루아침에 가재도구를 보관소에 맡기고 쪽방을 전전해야 했다. 정씨는 영등포교도소에서 22개월을 복역한 후 2008년 1월30일 가석방됐다. 그해 3월 A 차장검사는 사직한다. 2007년 9월 출소한 법무사 백윤복씨는 정씨에게 범죄자수서를 써준다. 이를 증거로 정씨는 다시 최은순·김충식·백윤복은 물론, 김건희(위증교사, 사문서 위조, 뇌물공여 혐의 등)·A 전 검사(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고소를 진행한다. 백윤복은 법정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한다. 2013년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 이미 많은 것을 잃었는데 출소 후에도 싸움을 계속한 이유는 뭔가요.
주변에서도 말렸죠. 하지만 모든 증거가 있는 나마저 포기하면 정의가 세워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제 아들이 가톨릭 신부입니다. 만인의 영혼을 구하겠다고 성직자의 길을 가는 아들에게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주홍글씨를 남겨줄 순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엔 김건희와 살던 윤석열의 뒷배질로 모두 불기소됐습니다. 거꾸로 검찰은 2012년 무고 혐의로 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벌금 1000만원 선고했어요. 2017년에는 김충식이 무고 등으로 저를 청부 고소한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18년 만기출소했고요.
-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이 됐고, 대통령까지 됐습니다.
문재인 대선 후보 법률인권특보로 활동하며 2017년 7월 윤석열의 비위에 대해 진정도 했지만 중과부적이었어요.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에게 임명장을 준 후 김건희에게 허리 숙여 꽃다발을 주는 장면에선 제가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습니다.
- 검찰개혁,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검찰은 조작된 증거로 수사해 저를 6번 기소하며 징역 13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검찰의 공소장을 복붙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했어요.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지난 7월3일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법언을 인용해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며 ‘악행을 막으라고 국민이 준 권력을 이용해 특정 부도덕한 집단의 청탁을 받아서 억울한 범인으로 만들어 재산을 빼앗아가고 감옥에 집어넣어 몇년 동안 구금생활을 하게 하는 사건이 우리 현실에 존재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이라 생각해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또 최종적으로 승소해 명예를 되찾는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보잉 737 전세 내서 그동안 같이 마음 써준 분들, 고생한 분들 모시고 ‘선구자’ 가사에 나오는 만주벌판의 해란강과 일송정을 지나 백두산 천지에 올라가 독립군가를 합창하며 만세를 부르겠습니다. 하하하…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수갑·쇠사슬로 손발 모두 결박 (9월 8일)
미국 정부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해 불법체류 혐의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체포·구금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법 집행 과정에서 동맹인 한국 국민의 권익과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 침해 가능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제조업 부활을 위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비자·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트럼프 정부의 모순이 드러났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에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 지시하고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7일 구금된 근로자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8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사진 속 노동자들의 손발이 수갑과 쇠사슬로 결박되고 있습니다. 이날 이민국의 단속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CNN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단속반 500명에 군용차량·헬기까지 동원이 됐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뒤통수’를 아주 세게 때렸습니다.
■ 신임 여야 대표, 돌고 돌아 ‘첫 악수’ (9월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후 선출된 여야 대표와 첫 회동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연찬장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며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 목소리도 많이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야당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여야 대표도 정치 복원을 위한 소통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습니다. 이날 정 대표는 장 대표와 취임 후 ‘첫 악수’를 하며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1면 사진은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여야 대표가 ‘첫 악수’를 하는 장면입니다. 여러 장면 중 대통령이 두 대표의 악수를 독려하며 웃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한 국민의힘과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날 ‘첫 악수’ 장면은 몇몇 언론사에서 별다른 내용도 없이 ‘속보’로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만큼 악수를 많이, 자주하는 직업인은 본 적이 없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손부터 내미는 사람들입니다. 정치인이 ‘악수를 안 하겠다’는 건 정치판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메시지일 겁니다. 거의 모든 일간지가 여야 대표의 첫 악수 사진을 1면에 게재했습니다.
■ 한국인 구금시설에 들어가는 외교부 신속대응팀 (9월 10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한국인 노동자 구금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4곳의 건설공사가 사실상 모두 중단됐습니다. 비자 문제의 해법이 보이지 않으면서 배터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조선 등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업체들 역시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국민 전원을 ‘추방’ 아닌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짓밟는 가혹행위와 국제 인권 기준을 위반한 것에 대한 미국의 공식사과를 요구했습니다.
10일자 1면 사진은 외교부 신속대응팀이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위해 미 조지아주 ICE 구금시설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진전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이고 최선의 사진이라 생각하면서도, ‘배경이 구금시설 같아 보였으면 좋았겠다’ ‘사람들이 좀 더 긴박해 보이게 움직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옛 선배의 금언이 떠올랐습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 완벽한 사진이란 없습니다.
■ 코스피 ‘5000 시대’ 곧 오나 (9월 11일)
코스피지수가 약 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지난 6월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은 지 3개월 만에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하루 1조3811억원가량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9029억원을 사들여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를 역대 최고가까지 끌어올린 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이 당초 안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운 게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1면 사진은 시중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치가 표시된 장면입니다. 이 딜링룸은 코스피 등락이나 원·달러 환율 등락 등의 뉴스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공간입니다. ‘왜 매번 거기냐?’ 하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여기만큼 마음 편히 사진 찍을 수 있는 데가 없습니다. 몇 안 되는 사진기자 ‘우호적’ 공간입니다. 직관적인 숫자를 큼지막하게 찍을 수 있어 좋습니다. 언젠가 ‘코스피 5000’이 돌파하는 날, 이곳은 대한민국 최대의 ‘취재전쟁터’가 될 겁니다.
■ ‘풀려났다’…안도의 미소 (9월 12일)
미국 조지아주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 316명이 구금 일주일 만인 1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이며 이 중 1명은 미국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단속 과정에서 함께 체포된 외국 국적자 14명을 포함해 총 330명이 한국으로 옵니다(글을 쓰는 지금 전세기 도착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장관과 면담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번에 풀려나는 노동자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며 ‘불법체류’ 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1면 사진은 미 조지아주 ICE 구금시설에서 풀려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평상복 차림으로 수갑을 차지 않은 노동자들이 시설을 나와 버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안도의 미소를 짓기도 하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이날 국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대통령 사진과 풀려난 노동자들 사진이 경합을 벌이다 대통령 사진으로 낙점이 됐다가, 다시 노동자들의 사진은 1면에 크게, 대통령 사진은 같은 면에 작게 쓰기로 했습니다. 다투던 두 장의 사진 중 어느 한 장을 안 쓰는 게 찝찝하면 두 장 다 쓰는 것도 때론 좋은 방법입니다. 적어도 ‘물 먹었다’는 자괴감에 빠지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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