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푸틴 정적’ 나발니 부인 “남편 독살당해”···크렘린궁 “모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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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23 09:52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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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었다가 옥중 의문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남편이 독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17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영상에서 알렉세이의 생물학적 시료를 해외로 보내는 데 성공했고, 이를 두 나라의 연구실에서 검사했다며 두 연구실 모두 알렉세이가 독살당했다고 각각 독립적인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공익에 중요하며 공개돼야만 한다며 모두가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발니에게서 채취한 생물학적 시료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두 연구실은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며 내 남편에게 정확히 어떤 독극물이 사용됐는지 모조리 폭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발나야는 알렉세이가 2024년 2월16일 낮 12시10분쯤 교도소에서 몸이 아프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징벌방으로 옮겨졌고, 고통을 호소한 지 약 40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주장에 대해 알지 못하며,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활동을 한 인물이다. 2020년 독극물 중독으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회복했고, 이듬해 러시아에 귀국한 직후 체포된 뒤 여러 혐의가 추가돼 형량이 징역 30년으로 늘었다.
교도소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등 러시아 정부에 각을 세우던 그는 지난해 2월16일 돌연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인을 자연사라고 밝혔으나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나발나야는 나발니가 쓸개염, 척추간 탈장,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등 여러 질병으로 인한 부정맥으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린 러시아 당국 문건을 입수했으며 이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12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모두 129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 기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대형 건설사는 없었다.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건설사는 대우건설로 20명에 달했다.
이어 현대건설 19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현대엔지니어링 14명, 포스코이앤씨 13명, 지에스건설 12명, 디엘이엔씨 11명, 롯데건설 10명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9명, 2021년 27명, 2022년 23명, 2023년 18명, 2024년 2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는데도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줄지 않고 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16명의 노동자가 10대 건설사에서 숨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6명, 포스코이앤씨 4명, 현대건설 3명,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서도 각각 노동자 1명씩이 사망했다.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여전히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의 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수는 0.39명으로, 일본(0.12명), 독일(0.11명), 영국(0.03명)보다 크게 높았다.
정 의원은 산업 안전 투자를 비용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안전 투자를 확대해 산재 사망을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의 시대롤랜드 에노스 지음 | 김수진 옮김 | 더숲 | 444쪽 | 3만2000원
인류의 진화나 문명사를 다루는 책 중 열에 아홉은 석기와 청동기, 철기를 중심으로 쓰인다. 인류 문명은 구석기와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와 철기로 이어지는 발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는 논리다. 영국 헐 대학교에서 생물과학을 가르치는 롤랜드 에노스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쓴 그런 책들이 하나같이 목재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고 지적한다. <나무의 시대>에서 그는 생물학, 공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나무야말로 인류의 장대한 진화와 문명의 여정을 지탱해준 핵심 소재였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인류의 직립보행은 땅 위에서가 아니라 나무 위에서 시작됐다. 나뭇가지에서 한 발을 내딛고 그때 발생하는 탄성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직립보행을 익혔다는 것이다.
특히 모닥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간 진화와 문명 발전의 결정적 동력이었다. 불로 조리한 음식은 치아로 음식을 부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류가 도구를 만들거나 식량을 구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인류는 또 불로 조리한 음식에서 날것의 음식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뇌를 키우고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
석기와 철기는 문명 발전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초기 인류가 만든 최초의 도구는 석기가 아니라 목재 도구라고 강조한다. 초기 인류는 나무 막대를 사용해 땅속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캐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는 섬유유리보다 약 100배 더 질기고, 수분이 빠져 잘 건조된 목재는 대단히 단단하다. 다만 유기물질인 목재로 만든 물건들이 석기나 철기보다 빨리 부패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이다.
인류를 최상위 포식자로 만든 것은 돌도끼나 금속 칼 이전에 목재 무기였다. 우리는 농경을 통해 환경을 바꾸는 기술을 익히기도 전에, 나무 도구를 이용하여 거대한 짐승들을 죽여 없앴다. (중략) 나무로 만든 활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주목나무로 만든 장궁(큰활)은 15세기까지도 가장 발기부전치료제구입 효과적인 대량 살상 무기였다.
진화·문명 발전 ‘결정적 동력’인류 최초 도구는 ‘목재 도구’바퀴의 재료 되며 혁명적 변화
산업화로 나무와의 관계 단절자연과의 교감 능력도 잃게 돼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의 조악한 수준을 고려할 때 석기 자체는 인류의 지능 발달을 보여주는 증거랄 수 없다. 호미닌(현생 인류와 현생 인류 이전의 초기 인류)이 최초로 지적 진보를 이룬 것은 석기를 사냥감의 처리만이 아니라 나무 도구 제작에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초기 인류가 보여준 지능 발달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목재로 만든 도구들이었고, 석기는 목재 도구를 정교하게 제작하는 데 기여한 조연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청동이나 구리 같은 ‘신소재’가 초기 문명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도 목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구의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이라 할 바퀴와 인류의 교역 범위를 크게 확장한 플랭크 선박(판자선)도 나무로 만들어졌다. 바퀴의 발달은 도로와 물류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를 통한 운송망과 물류의 혁명이 훗날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장악하는 동력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재는 사치품과 건축, 예술의 주재료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작은 목재 조각을 붙여 패턴과 그림을 만들었다. 투탕카멘의 무덤 속 가구도 목재다. 17세기 이탈리아 악기 장인들이 제작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아름다운 울림은 몸체가 나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세 시대 대성당 지붕에도 목조 트러스가 사용됐다.
강철과 콘크리트의 시대였던 20세기에 이르러서도 목재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았다. 초기 항공기 제조업은 가볍고 단단한 목재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기존 목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소재 개발도 이어졌다. 접착 집성재(섬유 방향을 서로 평행하게 붙인 재목)와 교차섬유 집성재는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데 쓰인다. 노르웨이 브루문달의 목조 건물은 18층짜리다. 런던 바비칸 센터에선 80층짜리 목조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다.
저자는 산업화가 인류가 나무와 맺어왔던 관계를 무너뜨려 버렸다고 지적한다. 인류의 에너지원이 장작과 숯에서 화석연료로 바뀌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급등한 결과 기후변화의 파괴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숲과 나무에 대한 기존 지식이 쓸모없는 것으로 변하면서 인간은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상실했다. 4세기 동안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 모든 것이 마치 구닥다리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이제 우리는 첨단기술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장난감에 둘러싸인 채 전자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며 산다.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던 우리 조상들의 능력은 점점 잃어갔다.
저자는 ‘나무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곳곳에서는 생태복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선 2030년까지 31만798㎢에 육박하는 산림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북아메리카의 산림 재생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출신 생태학자 앨런 세이버리는 전 세계적으로 4920만9769㎢의 초원지대가 복원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럴 경우 이산화탄소 수치가 최대 20ppm 감소하고 지구온난화 수준이 1.5~2도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발나야는 17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영상에서 알렉세이의 생물학적 시료를 해외로 보내는 데 성공했고, 이를 두 나라의 연구실에서 검사했다며 두 연구실 모두 알렉세이가 독살당했다고 각각 독립적인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공익에 중요하며 공개돼야만 한다며 모두가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발니에게서 채취한 생물학적 시료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두 연구실은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며 내 남편에게 정확히 어떤 독극물이 사용됐는지 모조리 폭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발나야는 알렉세이가 2024년 2월16일 낮 12시10분쯤 교도소에서 몸이 아프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징벌방으로 옮겨졌고, 고통을 호소한 지 약 40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주장에 대해 알지 못하며,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활동을 한 인물이다. 2020년 독극물 중독으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회복했고, 이듬해 러시아에 귀국한 직후 체포된 뒤 여러 혐의가 추가돼 형량이 징역 30년으로 늘었다.
교도소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등 러시아 정부에 각을 세우던 그는 지난해 2월16일 돌연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인을 자연사라고 밝혔으나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나발나야는 나발니가 쓸개염, 척추간 탈장,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등 여러 질병으로 인한 부정맥으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린 러시아 당국 문건을 입수했으며 이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12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모두 129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 기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대형 건설사는 없었다.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건설사는 대우건설로 20명에 달했다.
이어 현대건설 19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현대엔지니어링 14명, 포스코이앤씨 13명, 지에스건설 12명, 디엘이엔씨 11명, 롯데건설 10명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9명, 2021년 27명, 2022년 23명, 2023년 18명, 2024년 2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는데도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줄지 않고 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16명의 노동자가 10대 건설사에서 숨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6명, 포스코이앤씨 4명, 현대건설 3명,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서도 각각 노동자 1명씩이 사망했다.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여전히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의 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수는 0.39명으로, 일본(0.12명), 독일(0.11명), 영국(0.03명)보다 크게 높았다.
정 의원은 산업 안전 투자를 비용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안전 투자를 확대해 산재 사망을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의 시대롤랜드 에노스 지음 | 김수진 옮김 | 더숲 | 444쪽 | 3만2000원
인류의 진화나 문명사를 다루는 책 중 열에 아홉은 석기와 청동기, 철기를 중심으로 쓰인다. 인류 문명은 구석기와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와 철기로 이어지는 발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는 논리다. 영국 헐 대학교에서 생물과학을 가르치는 롤랜드 에노스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쓴 그런 책들이 하나같이 목재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고 지적한다. <나무의 시대>에서 그는 생물학, 공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나무야말로 인류의 장대한 진화와 문명의 여정을 지탱해준 핵심 소재였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인류의 직립보행은 땅 위에서가 아니라 나무 위에서 시작됐다. 나뭇가지에서 한 발을 내딛고 그때 발생하는 탄성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직립보행을 익혔다는 것이다.
특히 모닥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간 진화와 문명 발전의 결정적 동력이었다. 불로 조리한 음식은 치아로 음식을 부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류가 도구를 만들거나 식량을 구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인류는 또 불로 조리한 음식에서 날것의 음식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뇌를 키우고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
석기와 철기는 문명 발전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초기 인류가 만든 최초의 도구는 석기가 아니라 목재 도구라고 강조한다. 초기 인류는 나무 막대를 사용해 땅속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캐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는 섬유유리보다 약 100배 더 질기고, 수분이 빠져 잘 건조된 목재는 대단히 단단하다. 다만 유기물질인 목재로 만든 물건들이 석기나 철기보다 빨리 부패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이다.
인류를 최상위 포식자로 만든 것은 돌도끼나 금속 칼 이전에 목재 무기였다. 우리는 농경을 통해 환경을 바꾸는 기술을 익히기도 전에, 나무 도구를 이용하여 거대한 짐승들을 죽여 없앴다. (중략) 나무로 만든 활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주목나무로 만든 장궁(큰활)은 15세기까지도 가장 발기부전치료제구입 효과적인 대량 살상 무기였다.
진화·문명 발전 ‘결정적 동력’인류 최초 도구는 ‘목재 도구’바퀴의 재료 되며 혁명적 변화
산업화로 나무와의 관계 단절자연과의 교감 능력도 잃게 돼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의 조악한 수준을 고려할 때 석기 자체는 인류의 지능 발달을 보여주는 증거랄 수 없다. 호미닌(현생 인류와 현생 인류 이전의 초기 인류)이 최초로 지적 진보를 이룬 것은 석기를 사냥감의 처리만이 아니라 나무 도구 제작에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초기 인류가 보여준 지능 발달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목재로 만든 도구들이었고, 석기는 목재 도구를 정교하게 제작하는 데 기여한 조연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청동이나 구리 같은 ‘신소재’가 초기 문명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도 목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구의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이라 할 바퀴와 인류의 교역 범위를 크게 확장한 플랭크 선박(판자선)도 나무로 만들어졌다. 바퀴의 발달은 도로와 물류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를 통한 운송망과 물류의 혁명이 훗날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장악하는 동력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재는 사치품과 건축, 예술의 주재료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작은 목재 조각을 붙여 패턴과 그림을 만들었다. 투탕카멘의 무덤 속 가구도 목재다. 17세기 이탈리아 악기 장인들이 제작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아름다운 울림은 몸체가 나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세 시대 대성당 지붕에도 목조 트러스가 사용됐다.
강철과 콘크리트의 시대였던 20세기에 이르러서도 목재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았다. 초기 항공기 제조업은 가볍고 단단한 목재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기존 목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소재 개발도 이어졌다. 접착 집성재(섬유 방향을 서로 평행하게 붙인 재목)와 교차섬유 집성재는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데 쓰인다. 노르웨이 브루문달의 목조 건물은 18층짜리다. 런던 바비칸 센터에선 80층짜리 목조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다.
저자는 산업화가 인류가 나무와 맺어왔던 관계를 무너뜨려 버렸다고 지적한다. 인류의 에너지원이 장작과 숯에서 화석연료로 바뀌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급등한 결과 기후변화의 파괴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숲과 나무에 대한 기존 지식이 쓸모없는 것으로 변하면서 인간은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상실했다. 4세기 동안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 모든 것이 마치 구닥다리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이제 우리는 첨단기술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장난감에 둘러싸인 채 전자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며 산다.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던 우리 조상들의 능력은 점점 잃어갔다.
저자는 ‘나무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곳곳에서는 생태복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선 2030년까지 31만798㎢에 육박하는 산림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북아메리카의 산림 재생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출신 생태학자 앨런 세이버리는 전 세계적으로 4920만9769㎢의 초원지대가 복원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럴 경우 이산화탄소 수치가 최대 20ppm 감소하고 지구온난화 수준이 1.5~2도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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