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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한국민의 자존 훼손한 독립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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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8-22 20:21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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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이후 차츰 발양되어 오던 독립운동사가 지난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무참히 망가졌다. 2023년 4월 어느 날 저녁 TV를 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한 내용이 들려왔다.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필자는 40여년 연륜을 가진 독립운동사 연구자다. 한평생 열악한 환경에도 참고 견디면서 공부해온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독립운동 역사는 나라의 자존과 국민의 행복을 담보하는 학문이라는 굳은 신념 때문이었다.
윤석열의 ‘일본 무릎’ 발언으로 나의 소중한 40년 삶이 부정당하고 송두리째 짓밟혔다. 독립운동사를 연구해온 학자는 어느새 선량한 일본 사람의 무릎을 꿇리는 일에 평생 매달린 깡패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 발언은 애써 진실을 외면한 채 역사를 심하게 왜곡한 말이다.
며칠 전 필자가 몸담았던 독립기념관 김형석 관장의 광복 80주년 경축사도 명백한 역사 왜곡을 담고 있다. 윤봉길 의사에 대한 모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1945년 광복이 연합국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는 망언을 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타율적, 피상적으로 접근한 무지와 어리석음의 소치이거나 의도적으로 훼방하려는 불순한 저의에서 나온 망언이다. 학문적 양심이라는 미명의 탈로 가장한 궤변이다. 독립운동사를 훼방하는 이러한 언동은 곧 대한국민의 자존을 훼손하는 행위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무수한 애국선열이 흘린 피와 땀이 배어 있는 땅 위에 세워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1945년 12월, 백범 김구가 그동안 독립운동 전선에서 산화한 순국선열에게 조국이 독립되었다는 사실을 고하는 추도문에서 ‘선열은 곧 국명(國命)’이라고 단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대한민국이 선열의 피와 땀에서 탄생했다는 동시대 참여자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얼마 전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역시 1945년 광복이 연합국 승리로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로 웅변해 준다. ‘장탄일성(長歎一聲) 선조일본(先弔日本).’ 제국주의·군국주의의 잘못된 길을 걷는 일본의 장래 멸망을 확신하고, ‘긴 탄식 소리로 미리 일본을 조문한다’는 뜻이다. 일제 패망에 대한 이와 같은 확신은 곧 한국의 독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도 직결된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에 앞서 한인애국단 선서 사진을 찍었다. 앞서 일왕 처단을 시도했던 이봉창 의사가 그러했듯이,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사진 속의 윤 의사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사지에 임하면서도 그가 지었던 그 미소는 대한독립의 그날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독립운동에 매진한 애국선열들의 뜨거운 피와 정성, 노력이 1945년 광복으로 결실된 것이다. 연합국의 승리는 그 광복의 계기가 되었을 따름이다. 연합국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싸웠다는 기록을 필자는 여태껏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독립운동의 역사가 지닌 숭고한 가치를 짓밟고 우리가 스스로 광복을 연합국의 선물이라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1910년 경술국치에 항거해 순국한 향산 이만도가 문득 떠오른다. 퇴계 이황의 11대 혈손인 그는 나라가 망했다는 비보를 듣고 24일을 굶어 순국한 분이다. 단식 소식을 듣고 어느 한인 순사가 찾아와 단식을 만류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이만도의 가족을 협박했다. 이때 이만도는 순사를 나무라는 대신 “너 같은 자식을 둔 네 아비를 불러 야단치겠다”고 질타했다고 한다.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 모두의 역사 자산인 독립운동사의 가치와 정신을 왜곡하는 사람들, 정작 그 선조에게 부끄럽지 않은지 참 궁금하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갓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가까운 후배가 이 노래 한번 들어보라며 동영상 링크를 보내줬다. 제목이 ‘싸구려 커피’라 했다. 후배와 달리 당대 국내 인디 음악계를 거의 알지 못했던 난, 별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저편에 앉아 책을 펼쳤다. 몇 소절 지나지 않아 책에서 눈을 뗀 채 노랫말에만 귀를 쫑긋했다. 이제껏 경험 못한 독특한 감각이면서도 정서적으론 친숙했다. 몇번씩 반복해 들으며 이 ‘화상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랩인지 타령인지 모를 톤으로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라 읊조리는 대목에 이르면 매번 웃음이 터졌다. 그게 어떤 상황일지 그려져서였다. 요컨대 이런 장면이었다.
늦여름 오후, 공강 시간에 학회실로 들어서니 실내금연 규정에 아랑곳하지 않은 선후배들이 몰래 피워댄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구멍 숭숭 난 낡은 소파에선 몇몇이 기타를 딩둥거리고 있고, 허세 넘치는 고뇌와 어설픈 사랑론이 적혀 있던 사이로 중화요릿집과 분식집 배달번호가 휘갈겨진 낙서장이 탁자 위에 펼쳐져 있다. 낙서장을 넘기다 목이 말라 누군가 마시다 두고 간 듯한 캔 음료를 집어 든다. 미지근한 캔에 무심코 입을 대었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안을 들여다보자 아뿔싸, 거기엔 담배꽁초가! 한두 번 당했던 게 아니었다. 한 모금 삼킨 후 캑캑 뱉어낸 적도 있다. ‘콜라’란 단어에 담배꽁초부터 연상하는 사람이 세상에 나 말고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정서를 포착해 음악으로 옮겨내다니, 경이로웠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에선 동기의 자취방으로 우르르 몰려가 소주 마시며 왕가위의 영화를 보다 이부자리도 펴지 않은 채 장판 바닥에서 잠들었던 여름밤이 떠올랐다. 쓸쓸할 때 ‘싸구려 커피’를 떠올리면 명랑해졌다. 그렇게 주기적으로 찾아 듣다 우연히 어떤 평을 읽게 되었다.
“기억하기조차 싫은 뜨뜻미지근한 감정이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누군가 블로그에 남긴 감상이었다. 글쓴이는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우울의 늪으로 가라앉는 느낌이라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 없이 영속될 것만 같은, 고시원 반지하의 무기력한 날들에 대해 적고 있었다. 일순간 당황했다. 기억의 수면 위로 솟아오른 감정이 뜨뜻미지근하고 울적한 것이리라 미처 예상 못했기 때문이다. 짓궂지만 유쾌한 빛깔과 냄새와 감촉을 지닌 것일 줄 알았다. 다른 이들도 나처럼 노랫말에서 20대 초반 무렵 동아리방이나 친구네 자취방, MT 이튿날 아침 등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리라 막연히 가정했던 셈이다. 어쩌면 내가 품었던, 음악적 취향과는 결이 다른 모종의 친밀감 또한 은밀하고 견고한 문화자본을 전제하고 있었으리란 자각을 그날 처음 갖게 됐다. 일정한 ‘가방끈’을 지닌 특정 연령대가 느슨하게 공유하는 과거 한 시기의 감수성 같은 것 말이다.
여전히 ‘싸구려 커피’를 즐겨 듣는다. 에스프레소 마시며 캔 음료의 기억을 복기한다 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믿는다. 사실 그리움이나 정겨움 같은 온기 어린 감정의 팔할은 느슨하게 공유하는 과거 한 시기의 감수성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한다. 그 감수성을 ‘우리’라고 하는 울타리를 치는 데에 남용해선 안 되겠다는. 내면에서 길어 올린 사소한 기억을 소재 삼은 글쓰기 자체를 내가 그만둘 순 없더라도 이를 함부로 일반화해 뭔가 단호히 주장하려 들거나 자신의 좁다란 경험 세계를 예시로 들며 섣부른 계도를 시도하면 안 되겠다는. 저 노래 듣고 우울해하는 대신 명랑해질 수 있었던, “세숫대야에 고여 있는 물” 같던 시기에 그 바깥을 상상하는 것이 가능했고 이젠 그 바깥으로 나온 세대 혹은 계층에 속할 사람은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닐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공동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며 미국 측 주장을 부인했다. ‘범죄와의 전쟁’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미국의 군사 개입을 경계하는 멕시코 간 진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미 마약단속국(DEA)이 발표한 ‘포르테로 작전’ 관련해 “DEA와 아무런 합의도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DEA가 무슨 근거로 그런 보도자료를 냈는지 모르겠다. DEA는 물론 미국의 어떤 안보 기관과도 합의하지 않았다”며 “미 텍사스주에서 열린 워크숍에 멕시코 시민안보부 소속 경찰관 네 명이 참여한 사실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우리가 진행 중인 건 미 국무부와의 안보 협정 작업뿐이며 이는 ‘주권, 상호 신뢰, 영토 존중, 종속 없는 협력’ 원칙을 기반으로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DEA는 전날 멕시코 정부와 함께 미 남서부 국경 마약 밀수를 단속하는 포르테로 작전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멕시코 수사관과 미국의 법 집행 기관, 검찰, 국방부, 정보기관 등 관계자가 모인 팀이 단속 대상과 방법 등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DEA는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간 카르텔 수뇌부를 체포해 미국으로 송환하고 마약 단속을 위한 국가방위군 배치를 늘리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에 장단을 맞추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그는 최근 국경 마약 단속 건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해 “멕시코와 미국의 오랜 협력의 결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대카르텔 조치를 대중에 알리려 하지만 셰인바움 행정부는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는 자국민에게 이미지 관리를 하려 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어떻게 협력 프레임을 씌울지 의사소통을 잘못했거나 의견이 달라 이번과 같은 일이 생겨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셰인바움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동원해 라틴아메리카 카르텔을 소탕하라고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협력은 할 수 있지만 개입은 안 된다”며 미국의 군사개입을 완강히 거부했다. 미국이 카르텔 소탕을 명분으로 내정간섭을 할 것이라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을 지렛대로 멕시코에 카르텔 소탕 작전에 속도를 낼 것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달래기’ 전략을 두고 집권당 국가재생운동이 분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인천 검단구와 분리되는 서구의 새 명칭이 ‘서해구(西海區)’로 확정됐다.
인천 서구는 서구의 새 이름으로 서해구를 최종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서해구는 지난 7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최종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58.4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1.6%를 차지한 청라구다.
서구는 지난 14일 서해구 명칭에 대한 서구의회 의견 청취를 마쳤다.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인천시 서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 제정 등 입법 절차가 진행된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7월1일 ‘서해구’가 공식 출범한다. 서구는 공식 출범에 앞서 ‘서해구 미래 비전 소위원회’를 구성해 통일된 표어와 메시지 개발작업에 들어간다. 서해구의 새로운 정체성을 쌓는 한편 도시의 인지도를 높일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이날 “서해구는 단순한 지명 변경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미래발전 전략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서해구가 인천의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 서해안의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우지현 글·그림초록귤 | 44쪽 | 1만6800원
‘외롭지 않다’는 ‘외롭다’의 다른 말이다. ‘혼자 있고 싶다’는 ‘함께이고 싶다’의 반어적 표현이다. 이 모든 말의 속뜻은 ‘상처받을까봐 두렵다’이다.
이 돌멩이가 딱 그렇다.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아요. 겁이 많거든요.’ 큰 눈망울엔 눈물이 그렁하다. ‘나는 걱정도 많아요. 걱정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또르르…똑똑…똑·똑·똑…
이상하다. 이 소리는 눈물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다.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누, 누구세요?” “나는 작은 돌멩이예요. 길을 잃었어요!” 돌멩이는 갑자기 겁이 났다. “거짓말! 날 잡아먹으러 온 괴물이지!” “아니에요! 난 그냥 겁 많은 돌멩이예요.”
돌멩이는 겁이 많다는 말에 ‘나 같은?’이라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문을 여니 작은 돌멩이가 눈물범벅으로 서 있다. “드, 들어와.” 돌멩이는 작은 녀석을 위해 모래알 차를 끓이고 조약돌 과자를 꺼냈다. “넌 어쩌다 길을 잃었어?”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 녀석 역시 집돌이였는데 용기를 내서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가 결국 친구는 못 만나고 고생만 했다고.
돌멩이가 물었다. “역시 집 밖으로 나가는 건 별로지?” 녀석은 뜻밖의 대답을 한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네가 문을 열어 줬잖아!”
다음날, 둘은 ‘같이’의 힘을 빌려 소풍길에 올랐다. ‘햇빛은 반짝이고 풀밭은 보드랍고 냇물은 시원했어요.’ 혼자일 땐 뜨겁고, 따갑고, 차갑다고 여겼던 것들인데 말이다. 실컷 놀다 보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이제 집에 갈까?” 데굴데굴 데구르르르.
진흙 수프가 보글보글 끓는다. 국자에서 수프가 ‘또옥’ 하고 떨어진다. 똑…똑…똑.
“어?” 둘은 동시에 서로를 쳐다본다. 이젠 두려움이 아닌 기대의 눈빛이다. “누,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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