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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그라구입 [임의진의 시골편지]누나 무스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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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18 15:48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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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그라구입 위로 누나들이 몇 있는데, 작년 한 누나가 사고로 떠나고 나머진 나이 차이가 제법 있어 누님이라 높여 부른다. 울 누나들은 팝송 부르기를 좋아했는데, 그리스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 카세트테이프도 집에 굴러다니던 걸 기억해. 최근 가수 박인희 샘의 어떤 글을 보니, 그리스 사람이 경영하는 한 가게에서 들은 노랫소리가 무스쿠리 음반이었단다. 내게 파시라 하니 아끼는 음반이라 절대 팔 수 없대서 박인희 자신 노래가 담긴 테이프랑 간신히 맞바꿨대. 그녀의 노래를 들을 때는 ‘자매혼’을 느낀다. … 그리스 사람이 한국의 박인희라는 이름을 어디 들어보기나 했겠는가. 자기처럼 나나 무스쿠리를 좋아한다니까 그 간절한 마음을 보고 바꿔주었겠지. 박인희 샘의 독백이다.
나나 아니고 누나. 누나 무스쿠리. 조물주가 아담의 갈비뼈를 하나 빼서 그걸로 하와를 지었는데,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노래를 부르라며 그랬다지. 남의 일에도 잘 울고 섬세한 마음을 건네는 여자의 노랫소리는 심금을 울리게 만든다. 무스쿠리는 그리스 전통가요 ‘렘베티카’의 가수였다. 대표곡 ‘하얀 손수건’은 윤형주, 송창식 아저씨가 우리말로 번안을 해서 끝내주게 잘 불렀다. 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부친 하얀 손수건. 고향을 떠나올 때 언덕에 홀로 서서 눈물로 흔들어주던 하얀 손수건. 그때의 눈물 자위 사라져 버리고 흐르는 내 눈물이 그 위를 적시네…
성가대석에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평생의 눈물과 설움의 생을 끌어안고 성가를 부를 때 이른바 ‘은혜’가 된다. 젊은 여가수 목소리에 솔깃한 세상이긴 하다만 누나의 노래에 코끝이 시큰해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인생이 무엇인지 좀 알 것 같기도 해. 자매혼을 여인들끼리만 나누란 법 없지. 그렇지 아니한가.
15일 경기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연구용 벼 수확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볕알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키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은 보이지 않게 사람들의 서비스 사용성을 높여주고 더 높은 효용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맥락 파악도 잘하고, 개인화에도 능하기 때문이다. 마치 정전이 나야 전기가 느껴지듯, 서버가 다운돼야 비로소 체감되는 인프라처럼 작동한다. 로그아웃 상태에서 새 기기로 유튜브에 들어갔을 때, 취향과 전혀 다른 목록이 나타나는 경험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기술이 만든 가치를 은근하게 체감하도록 설계된 서비스가 늘고 있다. 하지만 좋은 기술이 곧 지속적 사용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사용자가 정말 효용을 느끼게 만드는 디자인 지표가 필요하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이 제시한 한 프레임워크(2018)는 그 점에서 흥미롭다. 이 모델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채택하고 기능을 쓰며, 그것이 삶과 사회에 미치는 변화를 겪는 사용자 여정을 분석 지표로 삼는다. 여정의 주요 지점마다 자율성과 유능성, 관계성이 충족되거나 좌절되는 방식을 평가해 디자인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모델을 반영할 만한 적합한 예시가 얼마 전 주변에서 벌어졌다. SKT 유심칩 대란 이후, 피자를 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됐는데, 이때 시니어 고객들이 경험한 ‘절망의 도미노’다. 방문 포장을 하러 간 피자집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족히 몇분은 헤매고 있는 60대 중반의 여성을 만난 것은 8월 마지막 주의 어느 낮이었다. 도움을 주기로 결정하고, 함께 ‘피자 주문’이라는 문제를 풀어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일종의 난제일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우선 그는 피자가게에 도착하면 곧장 주문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았다. 하필이면 식사 시간대에 피자가게 앱에 진입했다. 몇십분의 기다림 끝에 운 좋게 들어갔다. 여기서 벌써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이로 인해 자율성의 좌절을 맛봤다.
이후 회원가입의 장벽, 메뉴 선택의 복잡함, 매장 위치 인식 오류 등을 경험했다. 기대했던 효율적 도구가 오히려 유능성 상실을 체감하게 했다. 결제 단계에 이르러서는 쿠폰 적용 경로를 찾기 어려웠고, 등록되지 않은 결제 수단만 나열된 화면에 결국 포기하게 됐다. 우리의 모험 여정 속에서, 그는 늙으면 먹지 말라는 거네요라는 말을 세 번 반복했다.
이런 경험이 한두 번이었겠나. 오프라인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능숙하고 알뜰하게 살아온 세대가 온라인에서는 반복적으로 손해 경험을 겪게 됐다. 몇천원 아끼려다 오히려 시간과 감정, 존엄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를 도와주고 몇주 뒤 알게 된 것은, 이것이 그 개인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와 친정아버지 모두 똑같이 좌절을 겪었고, 분노했으며, 포기했다. 시니어 세대가 마주한 디지털 격차였다.
기술과 서비스 설계는 결국 누가 만들고 누가 참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젠더와 인종, 세대에 집중될수록 그 웹사이트 상위노출 바깥의 목소리는 배제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틈새가 드러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의견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모아 설계 과정에 반영할 것인가이다. 디지털 격차 속에서 ‘절망의 도미노’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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