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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거친’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오래 달릴수록 진가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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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02 14:10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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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마이바흐와 함께 ‘럭셔리카 3대장’으로 불리는 벤틀리. 그중에서도 컨티넨탈 GT는 가장 비싼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선 기본 가격이 3억400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본 트림(세부 모델) 기준으로 같은 브랜드의 정통 대형 세단 ‘플라잉스퍼’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벤테이가’보다도 평균 가격이 좀 더 높다.
비싼 만큼 도로에서 쉽사리 눈에 띄는 차량은 아니다. 2023년 기준으로 한국이 미국, 중국, 영국, 중동에 이어 벤틀리 브랜드의 글로벌 5위 시장이라지만, 벤틀리 자체 집계에 따르면 컨티넨탈 GT(쿠페와 컨버터블) 모델의 국내 판매량은 258대 수준에 그쳤다.
대신 모든 차량이 균질한 성능과 가치를 발산한다. 벤틀리 브랜드를 달고 있다면 외관만으로도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실제로 벤틀리 강남 전시장을 출발해 강원도 양양을 찍고 돌아온 지난달 20일 시승 구간에서도 홍천휴게소에 잠시 들르자 지나가던 일군의 초등학생들이 “와, 벤틀리다”를 연신 외쳐댔다.
막상 몰아본 4세대 신형 ‘더 뉴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그러나 생각보다 거칠었다. 도로의 요철에서 오는 진동이 차체를 타고 운전자에게 비교적 또렷하게 전달됐다. 경쟁사인 롤스로이스의 초호화 세단인 팬텀이나 고스트, 마이바흐의 럭셔리 SUV인 GLS 600처럼 구름 타고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아가는 느낌을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뜻밖이었다. 쿠페형 스타일이 아무래도 세단이나 SUV보다 승차감은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벤틀리라면 뭔가 다르리라 하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컸다. 머릿속에 온갖 의문부호를 매단 채 일단 계속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날렵한 디자인의 2도어 쿠페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금씩 차의 매력이 눈에 들어왔다. 딱딱한 운전석은 차체와 운전자를 혼연일체의 경지로 유도하는 관문이었고, 뻑뻑한 스티어링 휠은 정교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코너링과 주행의 즐거움을 위해 의도된 설계였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 관계자는 “편안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섞어놓은 그 지점이 경쟁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나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구별되는 벤틀리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17~18세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귀족들이 큰맘 먹고 떠나던 장거리 대륙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벤틀리가 1952년 개발한 그랜드 투어러(GT) 모델을 계승한 만큼 럭셔리 세단의 안락함과 슈퍼카 수준의 역동적이고 강력한 주행 퍼포먼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앞뒤·높이뿐만 아니라 허리·어깨·허벅지·헤드레스트까지 20개 항목에 걸쳐 전방위로 미세 조절이 가능한 전동 시트와 함께 뒷좌석 VIP 탑승용으로 적용되던 최상급 자세 조정 시스템 및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이 앞좌석에 탑재돼 장거리 여정에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출발은 늦었지만 레이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폭발적인 스피드를 뿜어내는 장거리 육상 선수를 닮았다고나 할까. 한참을 달렸는데도 더 달리고 싶게 만드는 차가 컨티넨탈 GT 스피드였다.
글로벌 최초 공개 4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한국 시장에 상륙한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2003년 1세대 출시 이후 GT 역사상 최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600마력(PS)을 발휘하는 신형 4.0L V8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190마력(PS)을 내는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이 102.0kg·m(1000Nm)의 시스템 토크를 내뿜는다.
순수 전기 주행거리(64㎞)를 포함해 1회 충전과 주유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무려 670㎞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2초, 최고 속도는 335㎞/h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니 카리스마 넘치는 배기 사운드를 선사한다.
디자인도 눈에 띈다. ‘휴식하는 맹수의 자세(the stance of a resting beast)’ 콘셉트를 적용한 측면은 웅크려 있지만 당장이라도 앞으로 내달릴 것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대지를 박차는 호랑이의 발톱을 연상케 하는 22인치 휠을 적용했다. 전면부엔 여유가 묻어났다. 여간해선 긴장하지 않는 근육질의 맹수를 닮았다.
내부 인테리어는 꼼꼼한 장인정신과 최고급 소재가 만났다. 12.3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 다이얼이 어우러졌다. 센터 콘솔 대부분은 물리 버튼으로 꾸몄다. 버튼을 누르니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사라지고, 원목 마감재에 나침반, 온도계, 시계 등 아날로그 계기판만 표시된 클래식 감성의 화면이 나타났다.
여기에 최대 30가지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30-컬러 무드 라이팅 기능이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완성한다. 탑승자 기분과 상황에 맞게 실내조명을 꾸밀 수 있어 이 또한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을 덜어줬다.
무엇보다 전면 윈드실드와 측면 윈도에 이중 접합 어쿠스틱 글래스를 채택해 외부 소음을 줄인 점이 좋았다. 차량 내외부의 공기 질을 파악하고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차세대 공조 시스템도 마음에 들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는 스피드(Speed), 뮬리너(Mulliner), 아주르(Azure), 코어(Core)의 4가지 파생 모델로 한국 시장에 소개된다. 각각의 파생 모델은 벤틀리가 지향하는 고유의 가치를 대표한다. 섬세한 안목을 지닌 한국 고객들이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컨티넨탈 GT는 모두 영국 크루(Crewe)에 위치한 벤틀리 드림 팩토리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한다. 컨티넨탈 GT의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은 컨티넨탈 GT 스피드 4억700만원, 컨티넨탈 GT 뮬리너 4억4000만원, 컨티넨탈 GT 아주르 3억9380만원, 컨티넨탈 GT 코어 3억3660만원(모두 부가세 포함, 옵션에 따라 가격 상이)부터 시작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를 갖고 대담을 할지 협의한 후 응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회동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회동을 자신의 투쟁력을 보이고, 야당의 요구를 관철하는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28일 당 연찬회가 진행되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대해 “정식 제안이 오면 그때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식사하고 덕담 나누는 영수회담이라면 난 영수회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1야당 대표와 회담이라면 분명한 형식과 절차가 있을 것이다. 난 형식과 의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한·미 정상회담을 막연히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께 정확하게 어떤 합의가 있었고, 정확히 무엇을 주고받았는지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야당이 제안하는 것들에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장 대표가 회동에 응할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부하면 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하는 회동에는 예전에도 관례적으로 제1야당 대표가 참석해왔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대표가 되자마자 대통령과 회동 기회가 왔는데 안 가겠나”라며 “대통령에게 시원하게 한마디 하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회동하면서 15분 동안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던 것을 장 대표가 입장을 바꿔 재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장 대표가 회동 거부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이 대통령과 여당에서 양보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자신을 뽑아준 강성 보수 당원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여당에 할 수 있는 요구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는 특검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철회 및 속도 조절, 국민의힘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 선출안 본회의 통과, 음주운전과 막말 등 논란이 불거진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 등이 거론된다.
장 대표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동에서 만날지도 관전 포인트다. 둘 다 대표 취임 후 상대 당을 예방하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아직 국회에서 만나지 않았다. 회동이 성사되면 이 대통령 주재로 두 사람이 처음 악수하고 대화하는 장이 열릴 수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왜곡과 망상으로 점철된 정치 공세에는 답할 필요가 없다”고 정 대표를 비판했다. 전날 정 대표가 페이스북에 “윤석열 탄핵·노상원 수첩 찬성하냐”고 질문한 데 대한 응수였다. 그는 “(정 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꼭 끼어들어서 깨알같이 질문하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원내대표 출신 중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김건희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는 회동 성사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및 구속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이 커질 경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이 무산될 수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했는데 반등 효과를 얻기 위해서 하는 회동이면 장 대표는 병풍 밖에 안된다”며 “최소한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성 수사 중단, 특검 수사 범위 무작위 확대 방지, 입법에서 야당과 협치 등 의제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아니어서 그런지 한글은 캐릭터처럼 보입니다. ‘두들랜드’에 들어올 것 같이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미스터 두들(31)은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3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작업할 때 텍스트를 써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문자를 주요한 캐릭터로 삼아 작업을 해 본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들은 캔버스부터 건물 외벽, 전자기기 화면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에 낙서 같은 그림을 빽빽하게 그려 예술계에서 주목받았다. 예명인 ‘두들’(doodle)부터가 ‘생각 없이 무언가를 그리다’는 뜻이다. 2019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도 출연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그러나 한글을 주제로 작품을 한 적은 없었다.
두들은 “한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글자이고, 제게 울림이 있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두들랜드’에도 잘 맞는 글자”라고 말했다. 두들랜드는 두들이 특유의 그림을 그리면서 구축한 그의 상상 속 세계관을 뜻한다. 두들은 “평소에 제가 하던 작업은 현대적이라면, 이번에는 한지를 사용하는 등 전통적인 한국 방식과 접목했다”고 말했다.
두들이 참여하는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는 세종시가 2027년부터 개최할 한글 비엔날레를 앞두고 열리는 사전 행사다. 9월1일부터 10월12일까지 세종시 조치원읍 일대에서 열린다. 두들은 일제강점기 누에고치에서 실을 만들던 ‘구 산일제사 공장’에 한지를 활용한 ‘꼬불꼬불 글자’와 ‘꼬불꼬불 네모’ 연작 총 15점을 전시하고, 9월2일에는 조치원1927아트센터 외벽에 대형 라이브 드로잉을 한다. 높이 4m, 너비 20m 규모로 그려질 대형 벽화 ‘HANGOODLE’은 두들이 영국 밖에서 그린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된다.
전시작은 사전에 시민들로부터 모은 한글 1음절 글자가 주인공이다. 두들이 산일제사 공장에 내걸 작품에는 ‘예’, ‘몽’, ‘선’ 같은 한글 단어가 두들 특유의 무늬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두들은 “제 패턴과 잘 맞을 것 같은 글자들 중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들을 골랐다”고 말했다. 한지를 사용한 것도 처음인데, 한지 특유의 질감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6가지 종류의 한지 중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두들은 “지난번 방한 때도 한국인들이 환영해줘서 한국이 좋았다. 그 사이 한국인 가족(제수)도 생겼다”며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무게감을 더 느꼈다. 작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글은 시각적으로 체화됐기 때문에, 앞으로 작품 활동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한글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고강도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달러 패권 비판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물론 인도, 이란 등 우군과의 결속을 과시한 것이 공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에서 무역 결제를 위한 공동 채권 발행과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모든 조치는 경제 교류의 효율성을 높이고 외부 환경의 변동으로부터, 특히 서방의 제재에 따른 금융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달러를 패권 도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방은 전 세계적 사안에서 달러의 역할을 남용하며 주변국에 관세 전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서방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것과 무관하며, 단순히 경쟁자를 억누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앞둔 지난달 30일 중국 신화통신에 공개된 서면 인터뷰에서 중·러 간 무역액이 2021년 이후 약 1000억달러(약 139조원) 증가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무역액은 달러 기준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결제는 거의 전적으로 자국 통화로 이뤄지고 있으며 달러와 유로의 비중은 이미 통계 오차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맞서 금융·에너지·무역 전반에 걸친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핵심은 달러와 유로를 축으로 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잇따른 달러 겨냥 발언은 서방 제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러시아·중국 간 자국 통화 기반 무역 확대를 합리화하고, SCO와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다극적 금융 질서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달러·유로를 회피하는 결제 메커니즘 구축에는 적극적인 러시아는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회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타스통신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 발언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 내용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논의됐다. 피할 수 없는 주제였다”며 “우리 대통령은 앵커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도달한 합의들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현재 언론 보도 내용은 실제 합의와 일치하지 않는다. 3자 회담이니 러·우 회담이니 하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내가 아는 한, 러·미 정상 간 합의는 없었다”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가운데,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대러 압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죽은 자들은 말한다필리프 복소 지음 | 최정수 옮김민음사 | 276쪽 | 1만8000원
CSI 시리즈 등에서 보는 것과 달리,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바람이 통하지 않는 타이벡 보호복을 입는다. 보호복을 입은 모습이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속 귀신처럼 보여 드라마나 영화의 배우들이 입지 않는 것이기도 하지만, 보호복을 입고 몇분만 지나도 사우나에 있는 듯 땀이 흐른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범인이 남긴 머리카락이나 섬유 한 올이 사건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벨기에 법의학자인 저자는 “흔적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30년 동안 경험한 사건들 중 그런 경우는 세 건뿐”이라고 했다. 그는 “범죄 현장에서 매번 흔적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라며 결국 사건 해결은 수사의 역량에 달렸다고 설명한다.
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사람의 죽음을 매일같이 맞닥뜨리면 즐겁지 않을 것이다. 책은 여러 현장에서 겪은 저자의 오랜 경험을 극적인 각색 없이 소개한다. 다만 어떤 죽음은 그 자체로 자극적이기 때문에, 읽는 행위 자체가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죽음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뿐 아니라, 법의학자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알 수 있다. 부검은 가설을 세워 연역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흔적과 단서를 수집해 절대적으로 귀납적이어야 한다. 편견을 피하기 위해 두 명씩 짝을 이뤄 부검을 해야 한다. 고인을 존중하는 것은 시신을 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검을 통해 고인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관련된 지식들도 알 수 있다. DNA로 누군가를 식별하려면, 시신 외에 칫솔이나 베개 등에서 비교할 수 있는 DNA를 함께 추출해야 한다는 것, 오랜 숙고 끝에 삶을 스스로 마감하기로 한 사람에겐 경고성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밝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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