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입 [여적]이재명의 ‘브릿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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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20 00:17 조회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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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구입 한반도는 미국·일본 축의 해양세력, 중국·러시아 축의 대륙세력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한국의 역대 정부는 이런 지정학적 숙명을 극복하려 했다. 북방외교를 시작한 노태우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양대 세력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의 처지를 ‘도랑 사이에 있는 소’에 비유했다. 한국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로, 탈냉전 후 지난 30년간 개발도상국을 지나 중견국 문턱도 넘어 선진국에 들어섰다.
그런데 국제 질서에 변수가 생겼다. 미국은 고율의 관세와 글로벌 공급망 배제로 중국을 주저앉히고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중의 전략적 대결과 충돌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 인터뷰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들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과 함께 갈 뜻을 밝혔다.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를 잇는 가교(Bridge)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는 ‘안미경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미 동맹 토대 위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미·중 간 중재자 역할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가교론’은 다음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의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참석이 유력하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중 정상이 처음 만나 양국·동북아·세계 현안을 논의할 경주 회동에 전 세계 시선도 쏠릴 것이다.
한국이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일회성 이벤트 추진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가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중이 한국을 두텁게 신뢰하고,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할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한국이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이를 활용할 외교적 역량도 갖춰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하나, 미·중을 잇는 가교의 끈이 생기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국내 대표 건설장비 기업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16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양사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 매출 규모 약 8조원 기업이 출범하게 됐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조4381억원과 4조1142억원으로, 양사는 내년 1월1일 합병 기일에 맞춰 ‘HD건설기계’를 출범한다.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10위권 건설기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는 물론, 엔진과 AM(After Market·부품 교체, 유지·보수, 설비 확장 등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된 이후에 발생하는 2차 시장) 등 사업 전 영역의 제품군을 최적화하고 생산체계도 전문화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자문보고서를 통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 안건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중복되는 사업 부문을 줄이고 운영도 효율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도 합병으로 하나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근원적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합병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인프라코어 보통주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0.1621707주가 배정될 예정으로, 오는 10월1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HD현대 건설기계부문 관계자는 합병 안건 찬성으로 합병법인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보여준 주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가대표 건설기계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무의 시대롤랜드 에노스 지음 | 김수진 옮김 | 더숲 | 444쪽 | 3만2000원
인류의 진화나 문명사를 다루는 책 중 열에 아홉은 석기와 청동기, 철기를 중심으로 쓰인다. 인류 문명은 구석기와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와 철기로 이어지는 발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는 논리다. 영국 헐 대학교에서 생물과학을 가르치는 롤랜드 에노스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쓴 그런 책들이 하나같이 목재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고 지적한다. <나무의 시대>에서 그는 생물학, 공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나무야말로 인류의 장대한 진화와 문명의 여정을 지탱해준 핵심 소재였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인류의 직립보행은 땅 위에서가 아니라 나무 위에서 시작됐다. 나뭇가지에서 한 발을 내딛고 그때 발생하는 탄성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직립보행을 익혔다는 것이다.
특히 모닥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간 진화와 문명 발전의 결정적 동력이었다. 불로 조리한 음식은 치아로 음식을 부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류가 도구를 만들거나 식량을 구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인류는 또 불로 조리한 음식에서 날것의 음식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뇌를 키우고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
석기와 철기는 문명 발전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초기 인류가 만든 최초의 도구는 석기가 아니라 목재 도구라고 강조한다. 초기 인류는 나무 막대를 사용해 땅속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캐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는 섬유유리보다 약 100배 더 질기고, 수분이 빠져 잘 건조된 목재는 대단히 단단하다. 다만 유기물질인 목재로 만든 물건들이 석기나 철기보다 빨리 부패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이다.
인류를 최상위 포식자로 만든 것은 돌도끼나 금속 칼 이전에 목재 무기였다. 우리는 농경을 통해 환경을 바꾸는 기술을 익히기도 전에, 나무 도구를 이용하여 거대한 짐승들을 출장용접 죽여 없앴다. (중략) 나무로 만든 활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주목나무로 만든 장궁(큰활)은 15세기까지도 가장 효과적인 대량 살상 무기였다.
진화·문명 발전 ‘결정적 동력’인류 최초 도구는 ‘목재 도구’바퀴의 재료 되며 혁명적 변화
산업화로 나무와의 관계 단절자연과의 교감 능력도 잃게 돼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의 조악한 수준을 고려할 때 석기 자체는 인류의 지능 발달을 보여주는 증거랄 수 없다. 호미닌(현생 인류와 현생 인류 이전의 초기 인류)이 최초로 지적 진보를 이룬 것은 석기를 사냥감의 처리만이 아니라 나무 도구 제작에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초기 인류가 보여준 지능 발달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목재로 만든 도구들이었고, 석기는 목재 도구를 정교하게 제작하는 데 기여한 조연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청동이나 구리 같은 ‘신소재’가 초기 문명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도 목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구의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이라 할 바퀴와 인류의 교역 범위를 크게 확장한 플랭크 선박(판자선)도 나무로 만들어졌다. 바퀴의 발달은 도로와 물류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를 통한 운송망과 물류의 혁명이 훗날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장악하는 동력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재는 사치품과 건축, 예술의 주재료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작은 목재 조각을 붙여 패턴과 그림을 만들었다. 투탕카멘의 무덤 속 가구도 목재다. 17세기 이탈리아 악기 장인들이 제작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아름다운 울림은 몸체가 나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세 시대 대성당 지붕에도 목조 트러스가 사용됐다.
강철과 콘크리트의 시대였던 20세기에 이르러서도 목재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았다. 초기 항공기 제조업은 가볍고 단단한 목재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기존 목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소재 개발도 이어졌다. 접착 집성재(섬유 방향을 서로 평행하게 붙인 재목)와 교차섬유 집성재는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데 쓰인다. 노르웨이 브루문달의 목조 건물은 18층짜리다. 런던 바비칸 센터에선 80층짜리 목조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다.
저자는 산업화가 인류가 나무와 맺어왔던 관계를 무너뜨려 버렸다고 지적한다. 인류의 에너지원이 장작과 숯에서 화석연료로 바뀌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급등한 결과 기후변화의 파괴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숲과 나무에 대한 기존 지식이 쓸모없는 것으로 변하면서 인간은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상실했다. 4세기 동안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 모든 것이 마치 구닥다리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이제 우리는 첨단기술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장난감에 둘러싸인 채 전자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며 산다.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던 우리 조상들의 능력은 점점 잃어갔다.
저자는 ‘나무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곳곳에서는 생태복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선 2030년까지 31만798㎢에 육박하는 산림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북아메리카의 산림 재생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출신 생태학자 앨런 세이버리는 전 세계적으로 4920만9769㎢의 초원지대가 복원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럴 경우 이산화탄소 수치가 최대 20ppm 감소하고 지구온난화 수준이 1.5~2도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국제 질서에 변수가 생겼다. 미국은 고율의 관세와 글로벌 공급망 배제로 중국을 주저앉히고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중의 전략적 대결과 충돌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 인터뷰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들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과 함께 갈 뜻을 밝혔다.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를 잇는 가교(Bridge)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는 ‘안미경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미 동맹 토대 위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미·중 간 중재자 역할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가교론’은 다음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의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참석이 유력하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중 정상이 처음 만나 양국·동북아·세계 현안을 논의할 경주 회동에 전 세계 시선도 쏠릴 것이다.
한국이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일회성 이벤트 추진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가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중이 한국을 두텁게 신뢰하고,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할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한국이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이를 활용할 외교적 역량도 갖춰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하나, 미·중을 잇는 가교의 끈이 생기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국내 대표 건설장비 기업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16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양사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 매출 규모 약 8조원 기업이 출범하게 됐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조4381억원과 4조1142억원으로, 양사는 내년 1월1일 합병 기일에 맞춰 ‘HD건설기계’를 출범한다.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10위권 건설기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는 물론, 엔진과 AM(After Market·부품 교체, 유지·보수, 설비 확장 등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된 이후에 발생하는 2차 시장) 등 사업 전 영역의 제품군을 최적화하고 생산체계도 전문화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자문보고서를 통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 안건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중복되는 사업 부문을 줄이고 운영도 효율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도 합병으로 하나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근원적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합병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인프라코어 보통주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0.1621707주가 배정될 예정으로, 오는 10월1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HD현대 건설기계부문 관계자는 합병 안건 찬성으로 합병법인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보여준 주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가대표 건설기계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무의 시대롤랜드 에노스 지음 | 김수진 옮김 | 더숲 | 444쪽 | 3만2000원
인류의 진화나 문명사를 다루는 책 중 열에 아홉은 석기와 청동기, 철기를 중심으로 쓰인다. 인류 문명은 구석기와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와 철기로 이어지는 발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는 논리다. 영국 헐 대학교에서 생물과학을 가르치는 롤랜드 에노스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쓴 그런 책들이 하나같이 목재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고 지적한다. <나무의 시대>에서 그는 생물학, 공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나무야말로 인류의 장대한 진화와 문명의 여정을 지탱해준 핵심 소재였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인류의 직립보행은 땅 위에서가 아니라 나무 위에서 시작됐다. 나뭇가지에서 한 발을 내딛고 그때 발생하는 탄성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직립보행을 익혔다는 것이다.
특히 모닥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간 진화와 문명 발전의 결정적 동력이었다. 불로 조리한 음식은 치아로 음식을 부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류가 도구를 만들거나 식량을 구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인류는 또 불로 조리한 음식에서 날것의 음식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뇌를 키우고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
석기와 철기는 문명 발전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초기 인류가 만든 최초의 도구는 석기가 아니라 목재 도구라고 강조한다. 초기 인류는 나무 막대를 사용해 땅속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캐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는 섬유유리보다 약 100배 더 질기고, 수분이 빠져 잘 건조된 목재는 대단히 단단하다. 다만 유기물질인 목재로 만든 물건들이 석기나 철기보다 빨리 부패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이다.
인류를 최상위 포식자로 만든 것은 돌도끼나 금속 칼 이전에 목재 무기였다. 우리는 농경을 통해 환경을 바꾸는 기술을 익히기도 전에, 나무 도구를 이용하여 거대한 짐승들을 출장용접 죽여 없앴다. (중략) 나무로 만든 활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주목나무로 만든 장궁(큰활)은 15세기까지도 가장 효과적인 대량 살상 무기였다.
진화·문명 발전 ‘결정적 동력’인류 최초 도구는 ‘목재 도구’바퀴의 재료 되며 혁명적 변화
산업화로 나무와의 관계 단절자연과의 교감 능력도 잃게 돼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의 조악한 수준을 고려할 때 석기 자체는 인류의 지능 발달을 보여주는 증거랄 수 없다. 호미닌(현생 인류와 현생 인류 이전의 초기 인류)이 최초로 지적 진보를 이룬 것은 석기를 사냥감의 처리만이 아니라 나무 도구 제작에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초기 인류가 보여준 지능 발달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목재로 만든 도구들이었고, 석기는 목재 도구를 정교하게 제작하는 데 기여한 조연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청동이나 구리 같은 ‘신소재’가 초기 문명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도 목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구의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이라 할 바퀴와 인류의 교역 범위를 크게 확장한 플랭크 선박(판자선)도 나무로 만들어졌다. 바퀴의 발달은 도로와 물류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를 통한 운송망과 물류의 혁명이 훗날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장악하는 동력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재는 사치품과 건축, 예술의 주재료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작은 목재 조각을 붙여 패턴과 그림을 만들었다. 투탕카멘의 무덤 속 가구도 목재다. 17세기 이탈리아 악기 장인들이 제작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아름다운 울림은 몸체가 나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세 시대 대성당 지붕에도 목조 트러스가 사용됐다.
강철과 콘크리트의 시대였던 20세기에 이르러서도 목재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았다. 초기 항공기 제조업은 가볍고 단단한 목재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기존 목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소재 개발도 이어졌다. 접착 집성재(섬유 방향을 서로 평행하게 붙인 재목)와 교차섬유 집성재는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데 쓰인다. 노르웨이 브루문달의 목조 건물은 18층짜리다. 런던 바비칸 센터에선 80층짜리 목조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다.
저자는 산업화가 인류가 나무와 맺어왔던 관계를 무너뜨려 버렸다고 지적한다. 인류의 에너지원이 장작과 숯에서 화석연료로 바뀌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급등한 결과 기후변화의 파괴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숲과 나무에 대한 기존 지식이 쓸모없는 것으로 변하면서 인간은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상실했다. 4세기 동안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 모든 것이 마치 구닥다리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이제 우리는 첨단기술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장난감에 둘러싸인 채 전자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며 산다.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던 우리 조상들의 능력은 점점 잃어갔다.
저자는 ‘나무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곳곳에서는 생태복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선 2030년까지 31만798㎢에 육박하는 산림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북아메리카의 산림 재생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출신 생태학자 앨런 세이버리는 전 세계적으로 4920만9769㎢의 초원지대가 복원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럴 경우 이산화탄소 수치가 최대 20ppm 감소하고 지구온난화 수준이 1.5~2도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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